장우산

‘인스턴트 웰니스(슬:B, 2024)’는 ‘건강에 대한 다양한 이슈를 직접 실험해보고, 누구나 일상에 적용할 수 있는 솔루션을 제안하는 실용 웰니스서’이다. 출간 이후에도 강 작가는 ‘내 몸 실험기’를 멈추지 않았다. 2025년 올해는 최근 건강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는 염증 수치를 중심으로 진저레몬샷, 산소치료 등 50일간 다양한 저속노화 실험을 진행했다. 특히나 흥미로운 점은, 이번 실험에서 트레이닝 파트너로 AI 챗봇인 챗GPT를 활용했다는 것이다.

강 작가는 챗GPT에게 체성분 분석 결과와 목표 체성분, 염증 수치 개선을 위한 식단과 운동 루틴을 요청했다. 챗GPT는 몇 분 만에 엑셀 형태의 식단표와 운동 계획표, 생활습관 지침을 제공하며 실험 설계를 도왔다. 바로 50일간의 웰니스 여정의 시작이었다.

실험 기간 동안 강 작가는 매일 아침 공복에 진저레몬샷과 올리브오일을 섭취했다. 진저레몬샷은 생강과 레몬의 항염 작용을 결합해 면역력 강화와 체내 염증 수치 개선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생강의 진저롤 성분은 강력한 항산화 효과를, 레몬의 비타민 C는 세포 보호와 피로 회복에 도움을 준다.

“이 상은 저 개인보다 대만 전체에 끼친 영향이 커 보입니다. 대만만의 문학이 존재한다는 인식, 다양한 대만 문학을 보여줄 수 있다는 자신감을 줬다는 거죠. 대만은 언어도 ‘비주류 중국어’ 아니냐, 우리 스스로도 ‘대만 문학’이 발전하겠냐 해왔거든요.”

2024년 말 대만을 흔든 사건이 있었다. 한강 작가의 부커상(당시 맨부커상), 심지어 노벨 문학상 수상에까지 견주는 이들이 있었다. 그 장본인, 지난해 11월 대만 최초로 전미도서상(번역 부문)을 수상한 양솽쯔(41) 작가를 21일 오후 서울 서강대에서 진행한 대담 뒤 따로 만났다. 한국 언론과는 첫 인터뷰다.

1984년 타이중 출생. 본명 양뤄츠. “가정 형편이 어려워 숨구멍을 찾으려”고 글을 썼다. 14살 때 습작하고, 대학 진학한 18살 첫 소설을 펴냈다. 총 7종 가운데 절반 이상이 “환상을 더해 (나 자신의) 현실도 잊고, 소설 진입 장벽도 낮아서 쓴” 연애 소설이다. 2014년 본명 대신, 문화 연구자이던 쌍둥이 여동생과 함께 하나의 필명을 사용하기로 했다. ‘쌍둥이’를 뜻하는 일본식 한자어(双子)다. 발음하자니 ‘솽쯔’. 이듬해 동생은 암으로 세상을 떠난다. 2016년 전업 작가로 나선 양솽쯔가 개척하다시피 지금껏 천착하는 장르가 ‘역사 백합소설’이다. 전미도서상을 받은 2020년 작 ‘대만 만유록’, 최근 국내 소개된 2023년 작 ‘쓰웨이가 1번지’가 그 계보요, 작가가 강조한 “다양한 대만 문학”의 뚜렷한 증거다.

수상을 기대했을까?

“안 했다. 신경도 별로 안 썼다. 되기 전엔 식민지 역사와 레즈비언 서사가 받아들여질까, 되고선 번역가 상이니 그분의 영광이라고 생각했다. 나중 보니 ‘아, 내 공도 좀 있겠다’ 했다. 하하. 대만은 엘지비티(LGBT) 이슈만 봐도 중화권은 물론 아시아 어떤 나라보다 널리 알릴 만한 개방성과 독특함을 갖고 있다.”

대만 내 퀴어 문학(자칭 ‘동지 문학’)은 ‘이반’과 ‘일반’의 구분이 더는 무의미해 보일 만큼 흔하다. 대학에서 중문학, 대학원에서 비교문학을 공부했고, 동생 몫까지 더해 스스로를 작가 대신 “문학 연구자”로 부르는 양솽쯔는 이렇게 말한다.

“세 부류가 있는데, ‘지엘’(GL·Girl’s Love)은 여성 간 로맨스에 초점을 맞춘다. 웹소설 위주다. ‘레즈비언 문학’은 레즈비언과 사회 관계에 주목한다. 천쉐가 이 경우다. 난 백합 소설이다. 주요 인물 둘이 여성이고 그들 관계와 상호 영향에 더 집중하는데 이성애자일 수도 있고 (정체성 등에서) 훨씬 복잡하다. 복합 장르가 가능해지는데, 역사에 기반한 ‘역사 백합 소설가’는 저뿐인 것 같다.”

‘대만 만유록’은 1938~1939년 일제 식민시대, 대만을 방문한 일본 여성 작가 치즈코와 대만인 여성 통역 치즈루 사이 미묘한 연애 감정과 둘의 남부 여행을 소재로 한다. 이름도 비슷하거니와 격발된 감정, 그러나 신분 차이, 대만과 일본의 권력 관계라는 깊은 강에서 연애는 아련히 좌초한다. 형식상 특이점은, 작중 화자가 “천황은 못마땅하다”더라도 “아름다운 벚꽃은 죄 없다” 말하며 그 시절을 뒤에 소설로 쓴 치즈코란 점이다. 역사와 감정이 번역의 강을 건너야 한다.

여기에 챗GPT가 제안한 운동 루틴과 식단까지 병행했다. 효과를 객관적으로 측정하기 위해 강 작가는 실험 전후로 NK세포(자연살해세포) 활성도 검사를 진행했다. NK세포 활성도 검사는 면역세포의 활성 상태를 수치로 확인하는 검사로, 체내의 암세포나 바이러스 감염 세포를 제거하는 능력을 간접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실험 결과 강 작가의 수치는 1,207.9pg/mL로 나타났으며, 이는 정상 기준(500 이상)을 크게 상회하는 수치다. 실험 말미에는 체중과 근육량 등 체성분 변화도 동반되며 점차 정상 범위에 근접했다. 또한 강 작가는 고농도 산소를 체내에 공급해 세포 재생을 촉진하고, 피로 회복과 염증 완화에 도움을 주는 산소치료도 병행했다.

이번 실험에서 가장 주목할 점은 데이터 기반의 건강 관리다. 강 작가는 인바디 수치, 체중 변화, 염증 지표 등을 주기적으로 측정하고 이에 따라 실험 전략을 조정했다. 그는 “감에 의존하지 않고 수치를 바탕으로 건강을 설계하는 과정이 인상 깊었다”며 “챗GPT와의 소통은 일종의 피드백 루틴을 만들어줬고, 매일의 기록과 질문에 즉각적인 답변이 가능해 자기 관리에 큰 동기부여가 됐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이번 실험을 통해 강 작가는 자신에게 맞는 ‘맞춤형 웰니스’를 찾을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챗GPT는 다양한 건강 접근법의 장단점을 비교·분석해주며, 개인에게 최적화된 방법을 제시했다. 이는 AI가 단순한 정보 제공을 넘어, 개인의 웰빙을 설계하는 동반자로서도 기능할 수 있음을 보여준 좋은 사례가 되었다.

강 작가는 “자신의 몸을 이해하고 잘 사용할 줄 아는 사람이라면, 챗GPT와 같은 AI를 트레이너로 활용해볼 것을 권한다”며 앞으로도 데이터 read more 중심의 웰니스 실험을 계속해서 이어갈 포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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